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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4 22:34

졸업식 그리고 ....

아이들이 흔적을 남기고 갔다.

많은 아이들이 연단에 올라와 졸업생들을 대표하여 상장을 받고 머쓱해 한다.
귀여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은은한 미소를 연단에 올라가 있는 나에게 보낸다.
밀가루를 뒤집어 쓰고 배시시 웃으며 안긴다.
함께 사진을 찍으며 가족, 심지어 여자친구를 소개시킨다.
활짝 웃으며 가족들과 친구들과 함께 눈인사를 건넨다.

그저 여느 졸업식과 다를 바 없는 모양새다.
단지 다른 건, 내가 처해있는 입장? 고3담임으로 녀석들과 아둥바둥 부딪히며 함께 힘들어하고 함께 즐거워했던 일년이란 시간. 이제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것만 같고, 이제 표정만 봐도 꿍꿍이 속이 훤히 내다 보이는 사이.

녀석들이 힘들게 아르바이트해서 준비한 작은 선물이 너무나 앙증맞다.
가장 기쁜 선물은, 녀석들의 마음이 담긴 편지.
가장 슬픈 선물은, 가족과 같은 부담없는 관계이지만 서로를 뒤로 한 채 헤어져야 하는 야멸찬 오늘.

편지 하나 소개한다.

Hello! MY teacher!
선생님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드렸던 XX에요.
선생님을 처음 만난지도 엊그제 같은데 벌써 졸업이네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고3을 이렇게 잘 마무리하게끔 도와주신
선생님께 정말 감사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고3을 지내면서 힘들었을 때
저에게 주시는 힘이 저를 일으켜 주었어요!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에
선생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선생님께서 주신 가르침과
사랑을 본받아 저도 선생님과 같은 훌륭한 선생님이 되겠습니다!
선생님이 항상 해주시던 말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항상 마음속에 담고 살아갈께요! 비록 대전으로 가지만 자주 뵈러 올께요.
그때까지 안녕히 계세요^^



녀석들이 왔다간 흔적이 눈에 자꾸 밟힌다.
강당에 떨어져 있던 꽃송이.
아직 가져가지 않은 졸업앨범.
내 코트에 남겨진 밀가루 흔적.
함께 찍었던 사진 후레쉬의 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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